팔리지 않은 빵이
다시 돈이 되는 방법
하루의 장사가 끝나갈 때, 쇼케이스에 남은 빵은 손해일까? 같은 빵에 할인 가격을 붙이면 버려질 재고가 다시 매출이 된다. 하지만 정말 돈이 남는지는 다른 이야기다.

저녁이 되자 빵집 진열대가 한산해졌다. 손님이 줄어드는 시간인데도 빵이 몇 개 남아 있다. 가게 문을 닫기 전 이 빵을 팔 방법은 없을까?
남은 빵을 할인하면 손해를 조금 덜 보는 정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 일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하나의 사업이 됐고, 국내에서는 배달앱까지 마감할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도대체 어디서 돈이 생기는 걸까?
마감할인,
실제로 운영되는 사업일까?
2026년 6월 15일, 국내에서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와 마감할인 전문 서비스인 럭키밀·마구마켓 등이 참여하는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매장이 당일 판매하지 못했거나 소비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앱에 등록하면 고객이 할인 가격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1][2]
가령 도입 당시 배달의민족은 일부 제과 브랜드의 제품을 저녁 시간에 20% 이상 할인하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다른 참여 플랫폼은 매장과 서비스에 따라 할인율·운영 시간을 다르게 정했다.[2][3] 모든 빵집과 지역에서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참여 매장이나 당일 상품은 바뀔 수 있다.
해외에는 Too Good To Go라는 플랫폼이 있다. 가게가 남은 식품을 ‘서프라이즈 백’이라는 묶음 상품으로 등록하고, 고객은 앱에서 예약해 정해진 시간에 찾아간다. 회사는 이 판매 방식과 참여 점포의 정산 구조를 공식적으로 안내하고 있다.[4]
이제 마감할인은 가끔 붙이는 할인 스티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은 재고의 정보를 구매자에게 전달하고 결제까지 연결하는 독립적인 유통 방식이 된 것이다.
소비자는 왜
남은 빵을 살까?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가격이다. 같은 가게에서 만든 식품을 원래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싸다고 선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지금 바로 찾아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해외의 서프라이즈 백은 조금 다른 거래다. 구매자는 가방 안에 어떤 빵이나 음식이 들어 있을지 정확히 모를 수 있다.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묶음 식품을 구매한다. 구체적인 메뉴를 고르는 선택권 일부와 할인 혜택을 맞바꾸는 셈이다.[5]
판매자에게도 이유가 있다. 빵을 이미 만들었고, 영업시간은 끝나간다. 지금 판매하지 못하면 폐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값을 받지 못하더라도 마지막에 매출을 회수할 기회를 갖는 게 유리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남은 시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고객은 할인된 가격에 접근하고, 매장은 남은 재고를 판매할 기회를 얻는다. 플랫폼은 이 둘이 시간 안에 만나도록 연결한다. 세 주체가 각자 다른 이유로 같은 거래에 참여하는 구조다.
버릴 빵을 팔면
얼마나 남을까?
흐름은 간단하다. 매장이 그날 남을 식품과 수령 시간을 등록한다. 고객은 앱에서 확인·주문하고, 매장은 정해진 방식으로 전달한다. 플랫폼은 주문을 연결하고 결제·정산을 지원한다. Too Good To Go는 판매 건에 대한 수수료와 연간 이용료를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 금액은 계약 조건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4]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할인 판매액과 순이익은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투입된 재료비와 인건비를 다시 돌려받는 것인지, 새로운 포장·플랫폼 비용을 들여 추가 매출을 만드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가정으로 보는 하루 마감 판매 실제 매장 실적이 아닌 계산 예시
이 계산만 보면 0원이 될 뻔한 재고에서 3만 원의 매출을 만든 셈이다. 그러나 할인 때문에 제값을 내고 구매하던 고객까지 마감 시간으로 이동한다면? 원래 얻을 수 있었던 매출을 일부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런 영향까지 계산해야 진짜 수익을 알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래가 발생할 때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할인 상품과 구매자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매장이 적으면 고객이 들어오지 않고, 고객이 적으면 매장이 상품을 등록할 이유도 약해진다. 양쪽을 연결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사업인 셈이다.
그런데 할인만 하면
정말 좋은 사업일까?
마감할인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재고를 줄이는 효과가 있더라도 그 과정에 새로운 비용과 위험이 생길 수 있다.
- 남을 물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예상보다 잘 팔리면 할인 상품이 없어지고, 판매량이 적으면 등록해 둔 묶음이 남을 수 있다. 해외 플랫폼 약관에도 재고 사정에 따른 주문 취소 가능성이 안내된다.[5]
- 할인보다 비용이 클 수 있다. 포장재, 플랫폼 수수료, 별도 직원 작업, 환불 처리 등이 추가된다. 할인 후 실제 남는 돈은 점포마다 다르다.
- 정가 판매를 잠식할 수 있다. 일부 손님이 처음부터 할인 시간을 기다리게 되면 전체 매출 구조가 바뀔 수 있다. 이는 가능한 위험이지 모든 매장에서 확인된 현상은 아니다.
- 식품 안전은 할인 대상이 아니다.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싸게 파는 것과 소비기한이 임박한 정상 제품을 할인하는 것은 다르다. 보관 온도, 위생과 표시 의무를 지켜야 한다.[6]
- 고객 기대와 상품 구성이 다를 수 있다. 어떤 빵이 담길지 정해지지 않은 묶음 상품은 편리하지만, 알레르기·기호·품질에 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5]
그래서 마감할인은 안 팔리는 것을 아무렇게나 처리하는 방법이 아니라, 팔 수 있는 상태의 상품을 제한된 시간 안에 제대로 연결하는 일에 가깝다.

문제는 남은 빵이 아니라
남은 시간이 아닐까?
빵이 남았다는 사실은 영업이 끝나기 전까지 확정된 손실이 아니다. 아직 판매할 수 있는 시간과 구매자가 있다면 거래 기회가 남아 있다. 마감할인 서비스는 그 짧은 시간을 찾아내고 고객에게 알려 주는 구조다.
그렇다면 꼭 빵집만의 이야기일까? 신선도가 중요하거나 당일 판매가 필요한 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다만 품목마다 유통·안전 규정과 재고 특성이 다르니 똑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또 한 가지. 매장은 고객에게 더 싸게 파는 법만 고민할 게 아니라 얼마나 만들면 남지 않을까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마감할인은 남은 재고를 처리하는 방법이고, 발주·생산 조절은 재고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매장마다 다를 것이다.
더 큰 할인보다, 남은 시간의 활용법일지도 모른다.
이미 지출한 돈을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판매할 기회가 남아 있다면 그 시간을 새로운 거래로 바꾸는 사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WHAT IS!
BUSINESS STRATEGY
빵집에서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남은 빵을 할인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새로운 건 할인 자체가 아니라 그 방식을 IT 기술로 연결하고 넓혀 온 과정이다. 예전에는 마감 무렵 매장에 들른 손님이 남은 빵을 발견했다면, 이제는 앱에서 상품을 보고 예약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지금도 남은 빵이 나왔을 때 구매자를 찾거나 예약을 받는 구조가 중심이다. 빵이 남기 전에 구매할 사람을 먼저 확보해 놓으면 어떨까? 남을지 안 남을지도 모르는데 구매자를 미리 정해 둔다니,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가령 어떤 빵집에 ‘마감 빵 우선구매 슬롯’이 있다고 해 보자. 고객은 원하는 가게의 자리를 무료로 예약해 둔다. 빵이 남는 날에는 슬롯을 가진 고객에게 우선 구매 기회가 돌아간다. 빵이 전부 팔린 날에는 아무 거래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리를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은 고객이 포기하면 대기자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가게는 매번 새로운 구매자를 찾는 대신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알릴 수 있지 않을까? 고객도 매일 앱을 열어 남은 빵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약한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구매하는지는 해 봐야 알 수 있다.
운영 방식은 가게마다 달라도 된다. 어떤 가게는 알림을 받은 뒤 고객이 구매 여부를 선택하게 하고, 다른 가게는 고객이 미리 동의한 상품 종류·가격 상한·수령 시간에 맞는 빵이 배정되면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자동결제되게 할 수도 있다. 구매 기회를 선착순으로 줄지, 돌아가며 줄지도 각 가게의 운영 방식에 따라 생각해 볼 문제다.
처음부터 슬롯 자체를 유료로 판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무료 예약으로 시작해 실제 구매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동결제라면 고객의 명확한 사전 동의, 금액 조건, 수령 실패와 취소·환불 기준도 필요하다. 편리한 기능을 만드는 비용이 오히려 마감 판매 수익보다 커지지 않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 구조가 빵에만 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도시락이나 일부 신선식품처럼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꼭 오늘 사지 않아도 되며, 당일 남은 물량을 배정할 수 있는 상품은 어떨까? 반대로 특정 날짜·시간에 꼭 이용해야 하는 미용실 예약이나 숙박 객실은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마감할인에서 시작한 생각이 어느새 ‘남은 상품을 기다리는 구매자’를 미리 확보하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어느 가게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남은 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구매할 사람부터 기다리고 있게 만든다는 발상은 한번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
WHAT IS!
BUSINESS INSIGHT
상품을 제값에 팔기 어려워졌을 때 가격을 낮추면, 그동안 관심이 없던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구매 이유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할인만이 방법일까?
이미 익숙한 덤이나 1+1 행사도 있다. 가격을 내리는 대신 같은 돈으로 더 많은 것을 얻게 해 주는 방법이다. 반대로 가격을 낮추지 않고도 특별한 혜택을 줄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 평소 마감상품을 구매하던 고객에게 새 메뉴가 나올 때 먼저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어떤 가게에서는 할인보다 먼저 선택할 수 있다는 경험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 물론 실제로 신상품을 기다리는 고객이 충분할 때나 의미 있는 구상일 것이다.
할인, 덤, 우선구매권, 때로는 특별한 상품을 앞세운 고급화까지. 같은 고객에게 구매 이유를 만드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 다른 업종에서는 이미 어떤 방식을 활용하고 있을까? 아직 익숙한 방법을 다르게 조합해 볼 여지는 없을까?
빵집의 오래된 장사 방식 하나를 떠올려 보고, 주변의 다른 사업들도 한번 살펴보면 재미있겠다. 정답을 정하기보다 어떤 가게가 어떤 이유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어 내는지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확인한 자료와
확인하지 못한 것
-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06.14. 「폐기 직전 빵·음식 싸게 산다… 플랫폼 기반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본격 개시」. 국내 서비스 도입 배경, 참여 플랫폼과 운영 방식. 공식 발표 보기 ↗
- 기후에너지환경부·KTV, 2026.07.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서비스 소개. 플랫폼별 운영·할인 예시와 매장 참여에 관한 안내. 안내 보기 ↗
- 전자신문, 2026.06.15.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빵 20% 싸게 판다…마감할인 서비스 시작」. 국내 배달앱의 마감할인 도입 사례. 기사 보기 ↗
- Too Good To Go 공식 파트너 안내. 서프라이즈 백 등록·예약·수령·수수료·정산 구조. 공식 설명 보기 ↗
- Too Good To Go 이용약관. 식품 묶음 구성·수령·취소·알레르기 정보 제공과 플랫폼의 역할. 약관 보기 ↗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5.08. 식품 판매업소 위생 안내 중 보관 온도·소비기한 경과 제품 판매 금지 등 기본 수칙. 안내 보기 ↗
확인되지 않은 부분 참여 매장의 실제 평균 마감 판매액이나 순이익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플랫폼별 수수료, 재고 처리 비용, 반복 구매율도 점포와 계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본문의 계산은 가상 예시이며 실제 매출 실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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