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누군가는 인기 메뉴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기다리지만,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줄 한 칸을 누군가 대신 지켜 주는 데 돈을 낸다면?

이게 단순한 부탁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상품을 만들지도, 가게를 운영하지도 않는다. 사람이 기다리는 시간을 대신 쓰는 것이 서비스의 본체다. 그렇다면 정말 남는 장사일까?

01 / THE EVIDENCE

남의 줄을 대신 서고,
실제로 돈을 받았다

2025년 4월 29일 서울신문은 SK텔레콤 유심 교체 대기줄을 대신 서 달라는 구인을 보도했다.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40분까지 약 2시간 10분 줄을 지켜 주면 5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지원자 12명이 모였다는 내용이다. 이 숫자는 모집 글의 제시 금액과 지원자 수이며, 실제 채용·업무 완료·대금 지급까지 확인된 거래 장부는 아니다.[1]

국내에 전문 운영 사례도 있었다. 더팩트는 2022년 2월 명품 매장 오픈런을 대신하는 ‘오픈런 갓바타’를 취재했다. 당시 업체 대표는 대기 인력 약 97명과 대기 시간별 수당을 설명했고, 월매출을 언급했다. 다만 이 발언은 2022년 당시 업체 측 설명으로, 현재 사업 지속 여부나 순이익을 증명하지 않는다.[2]

미국 뉴욕에는 Same Ole Line Dudes라는 전문 줄서기 대행업체가 있다. 공식 사이트에서 실제 예약 절차와 요금을 안내하고, 2024년 FOX 5 인터뷰에서는 창업자 로버트 새뮤얼이 2012년 아이폰 발매 대기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식당, 한정 판매, 공연·티켓 등 서로 다른 줄이 대상이다.[3][4][5]

한국의 실제 구인 제안약 2시간 10분 · 5만 원2025년 유심 대기줄 사례 · 제시 금액이며 실제 지급 확인은 별도
미국 전문업체 공식 요금2시간까지 $50일반 대기 기준 · 추가 1시간 $25, 유형·조건별 차이

이 세 사례에서 확인되는 건 ‘줄을 선다’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시간을 남에게 맡기고 싶은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단, 뉴스에 등장한 단발성 구인과 수년간 운영된 사업체는 동일한 수준의 사업 안정성을 뜻하지 않는다.

02 / WHO PAYS?

사람들은 왜
줄을 대신 서 달라고 할까?

돈을 내는 사람은 ‘빨리 줄을 서는 기술’을 사는 게 아니다. 그 시간에 자신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는 선택권을 산다. 새벽에 출근해야 하거나 어린아이를 돌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두 시간 대기가 단순한 귀찮음 이상의 부담일 수 있다.

첫 번째 고객은 시간이 모자란 사람이다. 앞서 유심 교체 사례처럼 정해진 장소에 직접 가야 하지만 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낸다. 다만 본인 확인이 필요한 최종 업무까지 대신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1]

두 번째 고객은 한정된 기회를 원하는 사람이다. 공연표, 인기 식당, 한정 판매 제품은 줄이 길 뿐 아니라 늦게 가면 구매 기회가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행자를 고용했다고 표나 물건을 반드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장과 주최자의 규정이 우선한다.[3][4]

세 번째 고객은 개인이 아닌 조직일 수 있다. FOX 5의 창업자 인터뷰와 업체 서비스 목록에는 공연·언론 취재 관련 대기 등 다양한 의뢰가 등장한다. 업무 목적의 대기라면 조직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지만, 이 시장이 소비자보다 크다는 통계는 없다.[4][5]

“고객이 구매하는 건 줄 앞자리일까,
아니면 그동안 자유로워지는 자기 시간일까?”

반대의 관점도 있다. 줄서기 대행이 널리 퍼지면 다른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의뢰인에게는 시간을 절약하는 서비스가, 같은 줄에 선 사람에게는 불공정한 끼어들기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고객은 돈을 낸 의뢰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줄에 함께 선 사람과 매장 운영자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03 / FOLLOW THE MONEY

기다린 시간에 돈을 매기면
얼마나 남을까?

미국 Same Ole Line Dudes 공식 요금표에는 일반 줄서기 대행이 최소 2시간까지 50달러, 추가 1시간마다 25달러로 적혀 있다. 샘플 세일·법원 대기·식당 등은 요금 체계가 다르고, 악천후·심야·당일 긴급 요청 등에 할증이 붙을 수 있다. 이 금액은 고객 청구가격이지 대기 인력의 임금이나 업체의 순수익이 아니다.[3]

국내 사례에서 ‘2시간 남짓에 5만 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시급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현장까지 왕복 이동하고 일찍 도착해야 하고, 고객이 교대하는 시간까지 기다리면 돈을 받을 수 없는 시간이 붙는다.

가정 A · 개인이 직접 대행50,000원 수입총 투입 3시간, 교통비 6,000원 가정 → 비용 차감 후 44,000원. 세금·기타 비용 전.
가정 B · 대행업체가 중개70,000원 고객 청구인력 지급 50,000원 + 교통비 5,000원 + 결제비 2,000원 가정 → 13,000원 잔액. 고정비 전.

위 숫자는 실제 업체 자료가 아니라 비교를 위한 가정이다. 가정 A의 44,000원을 3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약 14,700원이다. 이건 세금과 장비, 취소 위험을 제외한 값이다. 가정 B의 13,000원도 플랫폼 운영비, 상담·배정 노동, 취소 보상, 세금을 빼지 않은 잠정 잔액일 뿐이다.

여기에는 확장성의 문제가 숨어 있다. 사람이 한 명이면 한 번에 한 줄만 지킬 수 있다. 수요가 늘면 대기 인력을 더 구해야 하고, 업체는 예약 접수·현장 확인·교대 시간을 조율해야 한다.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 수는 앱의 서버 용량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 투입할 사람 수에 묶인다.

업체 공식 FAQ는 의뢰금 선결제, 대기 인력 배정, 도착 후 위치와 사진 전송, 의뢰인 교대의 순서를 안내한다. 이는 단순히 줄을 서는 서비스 같아 보여도 정보 전달과 약속된 시점의 인계가 사업의 핵심 운영 과정임을 보여 준다.[4]

04 / REALITY CHECK

기다리는 일이라 쉬워 보이지만,
현장은 변수가 너무 많다

하루에 5만 원을 받을 수 있어도, 다음 날 같은 의뢰가 또 생긴다는 보장은 없다. 인기 상품 출시일에 수요가 몰릴 수 있고, 평범한 날에는 주문이 없을 수도 있다. 비나 폭설, 한파가 닥치면 작업 난이도는 더 올라간다. 미국 업체가 악천후·심야 할증을 명시한 이유를 여기서 짐작할 수 있다.[3]

또 줄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매장이 줄서기 대행을 금지하거나, 본인 확인·손목밴드·추첨 등으로 대기 순서를 관리한다면 돈을 냈어도 교대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일부 공연·행사의 공식 운영 규정은 대리 줄서기나 대기열 중간 합류를 제한한다.[6]

대기줄 옆 간이 의자에 앉아 장시간 기다리는 대행 인력의 상황을 재현한 AI 연출 이미지
장시간 줄을 유지하는 사람의 실제 노동 부담을 보여 주는 AI 연출 장면. 특정 대행업체의 직원이나 취재 현장이 아닙니다.

고객이 늦거나 물건이 품절되면 누구 책임일까? Same Ole Line Dudes는 공식 FAQ에 취소 수수료와 상품 미확보·행사 취소 등으로 인한 환불 제한을 안내한다. 이는 실제 분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가 불확실한 노동을 어떻게 계약으로 정의하는가라는 문제에 업체가 대응하고 있다는 뜻이다.[4]

법적 문제도 단순히 ‘사업자등록만 하면 된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줄서기 자체의 일률적인 적법성뿐 아니라 행사 약관, 시설 관리자의 지시, 개인정보·본인확인, 인력 고용 형태, 현장 안전 등이 얽힌다. 특정 매장이나 기관의 규칙을 우회하는 방법을 사업모델로 삼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이 서비스가 성공할수록 역설이 생긴다. 줄서기 대행 인력이 증가하면 줄이 더 길어지고, 일반 이용자의 체감 대기시간은 늘 수 있다. 그래서 고객 한 명의 편의를 팔더라도 다른 대기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에서 제외할 수 없다.

05 / WHAT IS! VIEW

돈이 되는 건 기다림 자체일까,
‘기다리지 않을 자유’일까?

물건을 생산하거나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과 달리, 줄서기 대행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지 않고도 거래가 성립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을 제공하고,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그 대가를 지불한다.

그런데 이걸 단순한 시급 아르바이트라고만 보기에도 이상하다.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 두 시간을 서 있었다’는 기록이 아니라 정해진 순간에 자리와 기회를 안전하게 인계받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업자는 그 결과를 완전히 보장하지 못한다. 매장 규칙과 제품 재고를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사업의 묘한 경계선이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지만, 공급자가 더 열심히 기다린다고 성공 확률이 같은 비율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정보·약속·현장 규칙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오래 기다려 준 노동도 불만으로 바뀔 수 있다.

WHAT IS! / THE IDEA사람들이 돈을 내는 건
남의 두 시간이 아니라, 자기 두 시간을 되찾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기다리는 시간을 파는 사업은 존재한다. 다만 단발성 의뢰가 꾸준한 사업이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줄서기 인력이 많아지는 사회는 더 편리해지는 걸까, 아니면 줄을 설 수 있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 사이에 새로운 격차가 생기는 걸까?

우리가 다음에 알아볼 것은 ‘누구나 당장 줄서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나’보다 먼저 어떤 장소에서는 교대가 받아들여지고 어떤 장소에서는 금지되는가, 또 사람이 줄을 서지 않아도 같은 불편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06 / WHAT IS! BUSINESS STRATEGY

WHAT IS!
BUSINESS STRATEGY

줄서기 대행은 사람들이 긴 줄을 피하려고 돈을 내는 사업이다. 그런데 가게 주인 입장에서 같은 장면을 보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왜 어떤 가게 앞에는 줄이 생기고, 다른 가게 앞에는 생기지 않을까? 줄서기 대행의 고객을 분석하는 02장과 달리, 이제는 대기줄이 매장을 처음 발견하는 사람에게 어떤 신호로 읽히는지 살펴보자.

처음 가는 식당 앞에 손님이 줄 서 있으면 사람들은 ‘저곳에 뭔가 있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 대기줄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선택했다는 사회적 증거(social proof)처럼 작동한다. 2024년 호텔·외식 분야 실험 연구에서는 줄의 존재가 브랜드 인기도와 예상 품질 판단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효과가 약해졌다. 줄 자체가 음식의 품질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7]

여기에 공급 제한을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이 적거나 정해진 시간에만 판매하는 메뉴는 기회가 좁아 보인다. 희소성에 관한 131개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도 상품·상황에 따라 제한된 공급이 구매 의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물량을 줄이기만 하면 줄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원하는 사람이 있어야 희소성이 의미를 갖고, 상품의 종류에 따라 효과도 달랐다.[8]

여기서 우리만의 작은 실험을 상상해 보자. 동네 김밥집이 트러플 향을 더한 김밥을 새로 만든다고 하자. 평소 김밥은 정상 판매하면서 새 메뉴만 하루 다섯 줄 먼저 만들어 시험한다. 왜 다섯 줄인지도 숨기지 않는다. 원재료와 조리 시간을 확인하려는 한정 시험 판매라고 알리는 것이다. 이 김밥집도, 판매 결과도 실제 사례가 아니라 설명을 위한 가상의 설정이다.

가상 실험 · 공급 조건트러플김밥 5줄실제 생산 가능한 시험 물량만 안내. 일반 메뉴의 공급은 임의로 축소하지 않음.
실험의 평가 기준줄의 길이보다 재구매판매·품절 시점, 신규/기존 고객 반응, 원가·폐기, 다음 방문과 불만을 기록.

첫 주에는 한정 판매를 크게 홍보하지 않고 맛과 가격에 대한 반응, 실제 준비 시간, 남는 물량부터 확인한다. 다음에는 같은 조건에서 ‘오늘 시험 물량 다섯 줄’을 정확히 안내하고 구매 문의가 달라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정확한 비교 실험은 요일·날씨·홍보 효과를 함께 통제해야 하므로, 며칠의 판매 차이만으로 마케팅 효과를 확정할 수는 없다.

이때 목표를 ‘무조건 줄 만들기’로 정하면 위험하다. 일부러 생산을 지연시키거나, 사람을 고용해 손님인 척 줄을 서게 하거나, 남아 있는 상품을 품절이라고 알리는 행위는 고객의 판단을 왜곡한다. 실제 생산 제약을 투명하게 알리는 것과 없는 인기를 연출하는 것은 다른 전략이다. 한정 물량 때문에 사지 못한 사람이 늘면 기대 대신 실망이 생길 수도 있다. 희소성 홍보 후 상품을 얻지 못한 소비자의 분노와 경쟁 브랜드로의 이탈 의향을 관찰한 연구도 있다.[9]

그래서 한정 판매가 통한다면 오히려 다음 질문이 중요해진다. 다섯 줄만 계속 팔 것인가, 실제 수요에 맞춰 열 줄로 늘릴 것인가? 희소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맛·조리 품질·서비스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줄을 억지로 유지할 이유는 없다. 사전 주문이나 수령 시간 분산으로 고객의 대기를 줄여도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결국 이 전략의 출발점은 ‘사람을 기다리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처음 방문해 보고 싶은 이유를 작은 비용으로 검증하는 실험’이다. 다섯 줄의 김밥이 팔렸다는 사실보다, 누가 왜 샀고 또 사러 오는지 확인하는 일이 다음 장사의 방향을 결정한다.

07 / WHAT IS! BUSINESS INSIGHT

WHAT IS!
BUSINESS INSIGHT

가상의 트러플김밥 다섯 줄이 매일 팔리고 줄까지 생겼다고 하자. 그다음 달에도 같은 사람들이 찾아올까? 줄은 첫 구매를 부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오는 이유까지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이제 관심을 ‘어떻게 모을까’에서 ‘왜 남을까’로 바꿔 보자.

상품이 세상에 하나뿐이어야 장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밥이나 커피처럼 경쟁자가 바로 비슷한 메뉴를 만들 수 있는 업종도 많다. 특별한 조리법이 없어도 고객이 우리 가게를 다시 선택할 이유가 있다면 사업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유행 메뉴의 이름만 따라 만들었다고 같은 판매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로 ‘맛·친절·위생’을 말하기는 쉽다. 어려운 건 언제 방문해도 그 수준이 유지되게 하는 일이다. 재료가 달라진 날의 맛, 바쁜 점심시간의 주문 실수, 교대 직원의 응대, 보관·청소 기준처럼 작은 변수가 쌓인다. 운영의 기본은 멋진 표어가 아니라 실제로 반복할 수 있는 작업 기준에 가깝다.

그렇다고 매뉴얼과 평가표를 촘촘하게 만드는 게 무조건 정답도 아니다. WHAT IS! 편집자가 과거 소규모 숙박업을 운영할 때 청소 품질을 관리하려고 월별 평가와 차등 보너스를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공개 순위와 반복되는 평가는 일부 직원에게 스트레스였고,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꿔도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는 운영자의 경험에 대한 정성적 회고이며, 식당에서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통계나 효과 검증은 아니다.

이 경험에서 중요한 건 ‘직원을 더 강하게 관리하자’가 아니라 품질을 지키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견뎌야 하는 사람의 경험을 함께 보자는 점이다. 김밥집이라면 매일 재료 상태·조리량·실수율을 확인하되, 기록하는 데 드는 시간과 직원 부담까지 따져봐야 한다. 관리 규칙 때문에 현장 속도가 떨어진다면 규칙을 다시 설계할 이유가 있다.

그리고 모방은 언젠가 온다. 근처에 같은 트러플김밥을 파는 가게가 생긴다면 더 희귀한 재료, 더 긴 줄, 더 자극적인 홍보로 맞설 수 있을까? 그런 경쟁은 비용만 높일 수도 있다. 차라리 맛의 일관성, 편한 주문, 약속한 수령 시간, 불편이 생겼을 때의 대응처럼 경쟁자가 메뉴 사진만 보고는 바로 복제하기 어려운 운영 경험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고객이 불편을 참아 주는 시기도 오래가지는 않는다. 2024년 대기줄 연구에서도 대기가 길어지면 줄이 주는 긍정적 인기 신호가 약해졌다.[7] 매장이 인기를 얻었다면 다음 단계는 줄을 더 길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같은 품질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일 수 있다.

WHAT IS! / THE INSIGHT줄은 처음 오게 만들 수 있다.
다시 오게 만드는 건 결국 가게의 운영이다.

희소성은 구매를 시작하게 하는 여러 계기 중 하나일 뿐이다. 모방이 시작된 뒤에도 고객이 돌아오는지, 직원이 감당할 수 있는지, 품질이 유지되는지가 지속성의 시험대다.

그러니 다음 실험의 질문도 바뀐다. 다섯 줄을 모두 팔았는가?에서 끝내지 말고, 다섯 줄을 산 고객 중 누가 다시 찾아왔는가, 기다리지 않고도 사고 싶어 했는가, 더 많이 만들어도 만족도가 유지되는가?를 관찰해 보자. 한 번의 품절은 화제가 될 수 있지만, 반복 방문과 운영 성과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할 결과다.

08 / SOURCES & LIMITATIONS

확인된 거래와
확인되지 않은 부분

  1. 서울신문, 2025.04.29. 유심 교체 대리 줄서기 구인(07:30~09:40, 5만 원), 지원자 12명 보도. 구인 제안과 실제 임금 지급을 구분해야 한다. 국내 구인 사례 ↗
  2. 더팩트, 2022.02.02. 당시 줄서기 대행업체 ‘오픈런 갓바타’ 대표 인터뷰, 수당·인력 규모에 관한 업체 측 설명. 현재 영업 및 순이익은 미확인. 국내 사업 운영 취재 ↗
  3. Same Ole Line Dudes 공식 요금표, 2026.10.24 확인. 일반 대기 2시간 최소 50달러, 추가 시간 및 유형별·악천후·심야·긴급 할증. 공식 가격표 ↗
  4. Same Ole Line Dudes 공식 FAQ, 2026.10.24 확인. 의뢰·선결제·인력 배정·현장 사진·자리 인계, 취소·미확보 시 환불 조건 및 1:1 원칙. 운영·취소 규정 ↗
  5. FOX 5 New York, 2024.07.10. 창업자 로버트 새뮤얼의 운영 사례와 2시간 50달러 요금 관련 당시 인터뷰. 현지 인터뷰 ↗
  6. LDH 공연 행사 공지, 2026.10.22 게시. 특정 팬 이벤트의 대리 줄서기 금지 및 대기열 이탈 규칙. 모든 매장의 일반적 금지를 뜻하지 않음. 행사 현장 규칙 예시 ↗
  7. Noone·Lin, 2024.04., 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 대기줄이 브랜드 인기도와 예상 품질 판단에 주는 신호를 실험으로 연구. 대기시간 증가에 따라 긍정 효과가 약화될 수 있음을 제시. 대기줄·인기도 연구 ↗
  8. Journal of Retailing, 2022.12. 희소성 마케팅에 관한 131개 연구 메타분석. 공급·수요·시간 제한의 영향이 상품·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과. 희소성 메타분석 ↗
  9. Biraglia·Usrey·Ulqinaku, 2021.04., Psychology & Marketing. 수량 제한 상품을 얻지 못한 소비자가 분노·브랜드 이탈 의향을 보일 수 있는 역효과를 연구. 희소성 역효과 연구 ↗

검증 범위 국내 5만 원은 구인 공고에서 제시한 금액으로 실제 채용과 지급이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요금표는 소비자 청구액으로 인력 수당과 사업체 순이익을 뜻하지 않는다. 03장의 두 계산은 실제 업체 매출·원가가 아닌 명시적 가정이다. 미국 업체에 관한 연혁·규모는 회사 설명 또는 보도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독립 회계감사는 확인하지 않았다. 매장·행사별 자리 교대 허용 여부는 개별 규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06장의 트러플김밥 5줄과 시험 기간·측정 지표는 실제 운영·판매 실적이 아닌 가상 사업 실험안이다. 07장의 숙박업 평가 이야기는 편집자의 개별 운영 회고이며 독립적 현장 조사·일반화 가능한 성과 자료가 아니다. 7~9번 논문은 대기줄 및 희소성의 일반적인 심리 기제를 설명할 뿐, 가상 김밥 실험의 성공이나 특정 업체의 수익을 증명하지 않는다. 대표·보조 이미지는 모두 AI 생성 연출이며 실제 의뢰·현장 사진이나 취재 증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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